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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책/리뷰] 글자전쟁 - 김진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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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전쟁

김 진 명

장편소설



유일하게 남은 한 글자,

답(畓)을 지켜라!







나는 단언코, 작가 '김진명'의 오랜 팬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도 더 전에, 인터넷 한 구석 댓글로 "한국 과학의 현실을 알려면 '바이코리아'를 읽어라"라는 얘기에 호기심 가득 품고 읽기 시작해서 첫 소설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제외한(독특하게도) 거의 모든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읽은 것 같다. 


그리고 군입대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군대에서 선후임들 사이에 널리 퍼뜨렸던 '고구려' 시리즈를 비롯하여 최근에 'THAAD'까지 여전히 '김진명'이라는 이름 하나만 믿고 책을 읽고 있다. 그 까닭에 '대한민국~' 뭐시기 책이 김진명 작가라길래 내용도 모르고 샀는데 동명이인이어서 책장 한 편에 쳐박아 둔채 먼지만 쌓여가기도 하다.


'글자전쟁'은 '고구려'의 집필도 미룬채 쓴 글이라고 해서 엄청난 관심을 가졌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서 최근에야 읽게 되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 하자면, 실망이었다.



의 줄거리는 무기중개상이 된 한 주인공이 도피를 위해서 갔던 중국에서 한 소설가가 건낸 USB메모리 속 소설이 글자전쟁의 중요한 계기가 되면서 역사적인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김진명 작가의 소설이라면 늘 갖고 있는 구조, 주인공이 있고, 그 주변인물이 사망하면서 서사가 시작되는, 딱 그 구조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천년의 금서'의 '한'을 통하여 글자에 대한 집착, 이를 통해 드러나는 대한민국의 우수성에 대해서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었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었으나 '천년의 금서'가 계속해서 오버랩되는 것은 소재의 한계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았다.


10여권이 훌쩍 넘어갈 '고구려'의 집필마저 미루고 급히 썼다는 이번 책을 통해서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주인공이 사건에 깊이 개입하긴 하였지만, 주인공 본연의 일과 글자전쟁에 얽힌 일화가 하나의 구조라기 보다는 동떨어진 내용에 가까웠다. 그 중심에는 단지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일하던 주인공이 거대한 역사전쟁 앞에서 '애국심'을 조금이나마 가져보게 되었다는 것 정도로 이음새를 잇고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기존의 틀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기존보다 못한 개연성과 마무리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굉장히 실망스러운 책이 되었다. 어쩌면 내가 김진명 작가의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의 스타일을 완전히 파악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김진명 작가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했었기에 그만큼 실망감도 커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어쨌든 '고구려' 집필이나 서둘러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즐거웠다면, 그걸로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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