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를 보기에 앞서
조선 왕조 500년 역사에 왕이 되지 못한 두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광해'와 '연산군'이었다. 연산군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평가가 엇갈리는데 반해, 광해에 대해서는 선조 시절 세자의 신분으로 임진왜란을 수습하는 등 현군(賢君)이었다는 평이 대부분인 것 같다. 그럼에도 인조반정을 통해 폐위되면서 왕이 되지 못한 왕으로 남게 되었다.
영화 '광해'에 대해서는 딱히 아는 게 없었다.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흥행 순위권에 들어간 대작이었지만, 개봉 당시에는 내가 군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볼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최근에서야 이렇게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영화를 보기 전까지 알고 있었던 내용은 똑닮은 사람을 광대노릇하듯 왕 자리에 앉혔다는 얘기다.
부제(?)라고 해야 할까? '왕이 된 남자'라는 것이 뜻하는 바에 대해서도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영화 속에서는 가짜 왕이 진짜 왕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했던 발언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리뷰를 쓰면서 다시금 역사 속의 광해를 떠올려보면서 왕이 되고 싶었던 그의 바람이, 이제서야 한 줄 글귀로나마 이루어지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 '광해'에 대하여
스토리_
사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별게 없었던 것 같다. 설정 자체가 주는 특이함이 스토리를 이끌어갔으니까. 쌍둥이처럼 닮은 가짜 왕을 데려다놓고 사흘에 한 번 궁을 떠난 진짜 왕이 약물에 중독되어 위증한 증세를 보이자 보름 정도 가짜 왕이 진짜 왕 노릇을 하면서 겪는 몇 가지의 에피소드로 축약해볼 수 있다. 그리고 결국 가짜 왕은 근본이 천한 신분의 백성이기 때문에 정치노름은 모르지만 백성을 위하는게 어떤 것인지는 뼈저리게 알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에 점차 물들어가는 주변 세력들. 끝은 진짜가 돌아오고, 가짜는 떠나면서 막을 내린다.
연기_
이병헌씨(광해 역)가 1인 2역을 했다지만, 가짜 왕이 진짜 왕 노릇을 해야 했으므로 둘 간의 모습 차는 별로 없었다고 본다. 분명 진짜 왕은 냉정하고 자기 몸 사리기 바쁜 사람이었고, 가짜 왕은 잘 웃고 정치를 모르니 그저 백성된 입장에서 백성을 위하는 마음만 내비칠 뿐이었다. 그러나 진짜 왕은 몸저눕기 바빴기에 별로 차이점은 느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병헌씨의 연기력이 부족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정말 훌륭하고 멋졌다. 내가 누군가의 연기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예전에 드라마를 통해서 처음 봤던 것 같고, 써니라는 영화를 통해서 대중에게 친숙해진 심은경씨(사월 역)의 흉내내는 연기도 뭔가 천편일률적인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게 영화 속 사월의 매력이었고 자연스러움이었다.
그 외 주·조연들의 연기 모두 빛났다고 본다.
끝으로
약 1232만 명에 이르는 관객이 선택한 영화다. 역사적인 사실을 제쳐두고서라도 각본, 감독의 훌륭한 상상력이 만나서 멋스럽게 표현했다고 본다. 충분히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즐거웠다면, 그걸로 O.K
손가락 꾸욱~!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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