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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책/리뷰] 물리학 클래식 - 이종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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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클래식

물리학의 전을 순례하다



이종필



서점에서 '색다른' 책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책이다. 제 1 장과 제 3 장에 그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 나와있길래 흥미를 갖고 읽어보게 되었다. 상대성 이론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흔히 지루하면 시간이 늦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신나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들 하지 않는가. 이게 정말 맞는 말인가 궁금하기도 해도 제대로 읽어보기 위해 구매 버튼을 눌렀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한 호기심에서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그 이상의 엄청난 것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한 낱 문과생에 불과한(?) 나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말들의 연속이라서 차마 '감상'을 남기기에도 민망한 수준으로 책을 이해하고 말았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짧고 간결한 리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1장 - 뉴턴의 역학이 무너지다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 동역학에 관하여」(1905년)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우리가 흔히 '특수 상대성 이론'이라고 부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대해 나와있는 논문이다. 독일어로 쓰였고, 이후에 영문판이 나왔다고 하는데, 논문의 원전을 읽겠다는 시도에서 쓴 책이지만 저자는 영문판을 구해서 읽었다고 한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이 사건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영문판이던 독일어판이던 무슨 소린지 모르긴 매 한가지기 때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광속보다 빠른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 안에서 공을 시속 100km로 던지면 공의 속도는 100km/h(차의 속도) + 100km/h(공의 원래 속도) = 200km/h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빛에 있어서만큼은 이와 같은 내용이 적용되지 않아서 아무리 빨리 달리는 차에서 빛을 쏘았다고 해도 빛의 속도는 초속 299,729,458m로 여전히 동일하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2011년 9월,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CERN)에서 중성미자(neutrino)라는 입자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했음을 관측했다는 결과를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


과학자들은 제네바 소재 CERN에서 중성미자 빔을 만들어 그로부터 약 730킬로미터 떨어진 이탈리아의 그랑사소로 쏘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랑사소에는 OPERA(Oscillation Project with Emulsion-tRacking Apparatus)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입자 검출기가 있어서 CERN에서 발사된 중성미자를 검출할 수 있었다.


49 page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그럴싸한 이름까지 붙여서 논쟁을 벌였으나 결국 실험과정에서 발생한 오차로 인해서 중성미자가 빛보다 빠르다는 결론을 내렸었고, 이 오차를 수정한 결과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났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네이버 캐스트(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었다)를 통해서 이미 접한 바 있는데 다시 한 번 책을 통해 보면서 그나마 조금은 알듯했던 부분이었다.



2장 - 핵의 시대를 열다

「물질에 의한 알파 및 베타 입자의 산란과 원자의 구조」(1911년) - 어니스트 러더퍼드


원자핵공학과를 전공한 형으로부터 예전에 잠자리에서 '원자'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더이상 쪼갤 수 없다고 알려졌던 원자, 그래서 원소 기호까지 존재하여 고유 물질의 번호를 달아줬지만 이것마저 사람들은 쪼개버렸으며 그것이 뭐뭐뭐다라고 설명 들었던 기억이다.


바로 그 원자를 쪼개 뭐뭐뭐로 분류했던 사람 중 하나가 러더퍼드인 것이다. 러더퍼드 이전인 1897년에 이미 톰슨이라는 사람이 원자를 쪼개서 전자를 찾아내었는데, 러더퍼드는 '원자핵'이라는 것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책은 20세기에 쓰인 원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므로 19세기의 산물인 톰슨의 원전이 채택되지 못한 것이다. 어쨋든 읽고나도 뭔 소린지 이해 안 가는건 어쩔 수 없다. 더이상 러더퍼드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 얘기할 만큼의 능력이 난 되지 못한다.


뭔가를 전문 용어 없이 일상적인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당신이 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81 page) - 어니스트 러더퍼드



3장 - 우주의 구조를 꿰뚫어 보다

「중력의 장 방정식」(1915년)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장이 '특수 상대성 이론'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 장에서는 보다 일반적인 '상대성 이론'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상대성 이론은 기본적으로 가속 운동을 하는 상대간의 물리법칙을 말하는데, 여기서 속도가 0인 특수한 상태에 대해서 얘기 하는 것이 특수 상대성 이론이라고 한다. 즉, 특수 상대성 이론은 등속원리에 의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상대간의 물리법칙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인해서 기존에 알려진 뉴턴의 물리법칙 시대를 종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뉴턴의 물리법칙은 거시 세계에서는 유효하며, 미시 세계로 들어갈 경우에 한해 뉴턴의 물리법칙이 맞지 않는 부분을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훌륭하게 설명이 가능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성 이론을 오해해서, 관측자의 상대적인 운동에 따라 길이가 줄어들고 시간이 팽창하는 상대론적 현상을 가지고 과학적 진리가 상대적이라는 결론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이해이다.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현상들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상관없이 물리 법칙이 똑같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법칙의 절대성을 고수하기 위해 현상의 상대성을 허용한 셈이다. (94~95 page)



4장 - 이상한 양자 나라의 하이젠베르크

「운동학적 역학적 관계들에 대한 양자 이론적 재해석」(1925년) -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양자 컴퓨터'에 대해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다.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와는 비교할 수없을 정도의 빠르기를 보인다는 설명이 얼핏 기억나는데, 그래서 나는 '양자' 하면 빛부터 떠올리기 바빴다. 하지만 양자란 최소한의 덩어리를 갖는 물리량으로써 이를 정수배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양자화되었다고 한다.



5장 - 팽창하는 우주,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발견

「외계 은하 성운들의 선속도와 거리 사이의 관계」(1929년) - 에드윈 허블


'허블'이란 이름은 우주망원경을 통해서 언론에서 많이 접해 보았다. 누군가의 이름이겠거니 하는 생각만 해왔을 뿐, 허블이란 인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저 천체 물리학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지레짐작 뿐. 허블의 위대한 업적은 우주가 정적인 모습이 아니라 팽창하고 있으며, 2배 먼 은하는 2배 더 빨리 멀어지고, 3배 먼 은하는 3배 더 빨리 멀어지는 등 거리에 비례하여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때마침 100인치짜리 천체 망원경이 있는 윌슨 산 천문대에 있었던 허블은 덕분에 이와같은 위대한 발견을 할 수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통이 크다. 참고로, 소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는 약 20만 광년, 성운의 지름은 약 7,000광년이다.) (174 page)


문득, 우주에 한 획을 긋겠다던 故 스티브 잡스가 떠오르는 장이었다.



6장 - 트랜지스터, 전자 혁명의 방아쇠를 당기다

「트랜지스터, 3극 반도체」(1948년) - 존 바딘, 월터 브래튼


진공관과 트랜지스터에 대해서는 그저 중학교 시절 컴퓨터 관련 수업 시간에 잠깐 언급을 들은게 다고, 이 책을 통해서도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다만, 도체와 부도체를 조절하는 반도체를 만들어서 지금 이렇게 컴퓨터로 글을 쓰고, 사람들과 공유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였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저마늉과 실리콘 모두 진성 반도체이다. 그러나 지구상에서는 실리콘이 산소 다음으로 많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경우 실리콘으로 반도체를 만든다.) (206 page)


어디선가 듣기로 20나노 대 공정까지 내려간 반도체 수준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기에는 실리콘으로서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산소 다음으로 널려있다는 실리콘을 대신할 물질은 과연 얼마나 흔 할 수 있을까? 흔하지 않아 또 전쟁을 일으키고-콩고에서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콜탄'이라는 원료를 놓고 내전이 치열하게 벌어져 수 많은 사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수 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해본다.



7장 - 초전도의 신세계를 열다

「초전도성 이론」(1957년) - 존 바딘, 리언 쿠퍼, 존 슈리퍼


초전도체에 대해서는 도저히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8장 - 대폭발의 화석

「4,080Mc/s에서 초과 안테나 온도의 측정」(1965년) - 아노 펜지어스, 로버트 윌슨


우주 배경 복사는 3.5켈빈의 잡음으로 확인 되었다는데, 이 또한 매우 우연하게 얻은 결과라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이 잡음을 얻었을 때만해도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두 학자는 몰랐다고 한다. 그래도 결국 또 하나의 위대한 결과물이 탄생한 것을 보면, 우연도 결국 능력이 아닐까 싶다.



9장 - 대통합을 향한 첫걸음

「경입자 모형」(1967년) - 스티븐 와인버그


경입자 모형은 자연계의 네 가지 힘 중 약력과 전자기력을 게이지 대칭성을 이용하여 통합시킨 이론이다. 뭐, 사실 자연계의 네 가지 힘이 뭔지와 그게 뭘 뜻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것도 저자는 열심히 설명해놓았지만 내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그대신 이 장에서 매우 반가운 이름 하나를 발견했다. '이휘소 박사'. 사실 그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딘선가 한 번 들어본 적은 있었고, 또 이런 세계적인 물리학을 다루는 한 가운데 한국 이름을 봤다는 자체만으로도 매우 반가움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서 이휘소 박사의 이른 죽음이 마냥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그가 조금만 더 살아 있었다면, 세상은 조금 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을테고,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상도 그가 수상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10장 - 양자 중력의 새로운 돌파구

「큰 N 극한에서의 초등각장론과 초중력」(1998년) - 후안 말다세나


마다세나 추론은 중력의 양자화에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한다. 끝.



물리학은 존재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도대체 왜 이것이 존재하며,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전 우주적인 도전에 대해서 수 많은 학자들이 머리를 싸메며 실험하고 연구하면서 하나 둘 그 답을 내고 있다. 그리고 그토록 '엄청난' 이론에 대해서 나처럼 '평범한' 인간이 무엇을 이해하리오. 아마 목차만 제대로 봤더라도 구매까지는 하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이과 출신인 형에게 이 책을 넘기기로 결심했다.



즐거웠다면, 그걸로 O.K





손가락 꾸욱~!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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