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

[영화/리뷰] 몽타주

반응형



15년 전 그 놈이 다시 나타났다

그 놈을 잡아라

몽타주


5월 16일에 개봉했다는 영화 '몽타주'는 개봉 전에 다음 포털사이트 이벤트를 통하여 영화예매권을 우선 확보해두고 있었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친구와 함께 보러 가게 되었는데, 이미 상영한지 3주차에 들어선 한국영화가 상영관을 차지 하고 있을지 예매권 사이트에 들어가기 전까지 많은 의심과 걱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여전히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조조부터 밤 10시까지 전 회차 상영시간표를 갖고 있어서 내심 놀랐다. 지금 현재 헐리우드 기대작이 극장가에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3주차에도 여전히 상영관을 장악하고 있는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증을 한가득 안고 극장에 들어섰다.





영화 컨셉 자체에는 그다지 흥미로울만한 내용이 없었다. 딸이 유괴를 당하고, 범인을 찾아 나서는 피해자 어머니와 사건을 담당한 형사.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살면서 피해갈 수 없는 법률, 그 법률이 정한 살인에 대한 15년의 공소시효. 그리고 공소시효 완료와 함께 다시 일어난 범행. 왠지 어느 영화에선가 한 번쯤은 봤을 법한 평범한 소재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서 '몽타주'는 다른 영화들과는 약간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것은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보여주는 반전, 그리고 다시 그 뒤에 숨은 재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모습까지. 스릴러 추격 영화로서의 기본을 보여주는 나름 짜임새 있는 구성이 아닌가 싶다.





영화는 어느 순간, 각 각 두 개의 서로 다른 시차를 두고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반전의 매력이 드러난 시점이었고, 만약 이를 알고 봤다고 하더라도 반전이 무엇인지, 결말이 어떤지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그다지 신경쓰일 내용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서로 다른 시차로 인해서 영화의 흥미와 몰입도가 더 증가했다는 면에서 감독의 연출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인 것은, 15년 전에도 그렇고, 오늘날에도 그렇고, 용산역을 통해서 쏟아져나오는 군인들의 모습은 현실적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철원 출신으로 버스를 이용해서 군부대를 왔다갔다 하던 나로서는 KTX를 타고 쏟아져나오는 개구리(전역표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정말 저럴까?





극 중 오형사(김상경 분)와 동료 형사가 하경(엄정화 분)을 찾아가 공소시효 만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공소시효가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① 재판의 공정성 : 범죄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당사자들의 기억과 증거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② 처벌의 필요성 감소 : 오랜 시간이 지나면 범죄에 대한 피해자의 감정이나 사회적 감정이 진정된다. 형성된 사실 상태를 존중하고 개인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처벌의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본다.
③ 수사기관의 인력 관리 : 수사기관이 계속 미해결 사건에만 매달려서 수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공소시효 [公訴時效] (Basic 고교생을 위한 정치경제 용어사전, 2002.9.25, (주)신원문화사)


과연 범죄 사실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게 맞는 말일까?





영화를 보면서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최형사로 분한 정해균 씨가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는 희대의 살인마로 나왔었다는 점이다. 해당 영화에서는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온갖짓을 벌이다가 결국에는 죽음으로 최후를 맞는 모습이 그려졌었는데, '몽타주'에서는 그런 살인범을 쫓는 형사로 나오다니, 그냥 단순히 역할일 뿐이지만 왠지모를 아이러니함이 느껴졌다.


영화는 반전있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기까지 여러 복선을 깔아두었다. 아마 해당 복선의 의미들을 미리 눈치 챘다면 약간은 김이 빠졌을지 모르겠지만, 같이 갔던 친구는 끝날 무렵에서야 내용 이해를 할만큼 복선의 의미들을 미리 눈치 채지 못해서 상당히 조마조마한 전개를 그대로 따라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분명한 '권선징악'의 주제를 드러내고 있는 이 영화는 기존에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범인을 끝내 잡을 수 없었던 '살인의 추억' 혹은 '그 놈 목소리'와 다른 결말을 보여줬으며, '심야의 FM'과 같은 납치극에서 보여주는 일반적인 잔인함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게 과연 '옳은 결말'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도 남기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인 배우들의 연기, 사건의 흐름과 감독의 연출력 모두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다만 한 가지, 엔딩 크레딧을 제외한 실질적인 러닝타임이 2시간에 육박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끝부분으로 갈 수록 호흡을 좀 더 짧게 가서 잠깐잠깐 들었던 지루함마저 없앴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결말이 나름 만족스러웠던 영화, 그러나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던 영화다.

그리고 오형사의 말 "몽타주 부터가 잘 못 됐잖아!" 처럼, 영화 제목은 어쩌면 낚시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별상관없었다. 하하.




즐거웠다면, 그걸로 O.K






손가락 꾸욱~!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