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

[영화/리뷰] 감기

반응형



죽음의 바이러스

감기

THE FLU



광복절을 앞두고 개봉한 두 영화 '감기'와 '숨바꼭질' 중 어느 영화를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둘 다 보고 싶기는 하지만, 당장 볼 수 있는 영화는 한 편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사전 평은 숨바꼭질이 감기를 앞서서 숨바꼭질로 마음을 굳혀가려던 찰나, 감기의 빠른 흥행 속도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관람 후 평점이 둘이 엇비슷하게 나오는 것을 보며(그리고 무엇보다 한 줄 관람평에서 숨바꼭질의 중대한 스포를 봐버리는 바람에 ㅠ.ㅠ), 감기를 예매하여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집을 나서기 직전, 트위터를 통하여 감기 마지막에 쿠키 영상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보너스 영상도 묵묵히 지켜볼 수 있었다. 달달한 재미가 있는 보너스 컷이니까 빨리 상영관을 나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끝까지 지켜보길 바란다. 내가 볼 때도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으나 대부분이 엔딩 크레딧 올라가기 시작하자 나가서 보너스 컷을 못 보고 나가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게 되었다. 몇 몇만이 조금 늦게 나다가다 쿠키 영상이 나오는 것을 보고 선 채로 보다가 나갔다.





영화는 홍콩에서 컨테이너를 통하여 밀입국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끼어들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는 폐쇄된 공간 내에서 사람들끼리 전염되면서 변형을 일으켰고, 마침내 영화의 주무대인 분당 지역을 아수라장으로 까지 만들어버릴 강력한 바이러스로 재탄생한다. 그리고 이들을 인도할 사람들(병기 역·이희준 분, 병우 역·이상엽 분) 중 동생이 이 초강력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점차 퍼뜨리게 된다. 그리고 이 컨테이너 속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가 항체를 갖게 되었고, 이 항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것이 이 난국을 타계할 유일한 해결책이된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긴박하게 흘러갔다. 2시간의 러닝타임이 조금 길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이를 이끌어갈만한 힘이 있었다. 그리고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영화가 아니니었나 싶다.




우선, 비슷한 재난영화 '연가시'와 비교해봤을 때, 두 영화 모두 한 개인, 그리고 그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눈으로 쉽게 보이지도 않는 괴물과 사투를 벌인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게 출발하지만, 그 진행 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연가시'의 경우 이미 시중에 풀려있던 백신을 구하기 위해서 주인공 대 시민들의 구도로 싸움이 일어나지만, '감기'는 보다 국가 대 시민의 구도로써 백신을 만드는 건 둘째치고 어떻게 시민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군을 통솔하는 과정에서의 우리나라 대통령과 미국측과의 대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단순히 재난영화를 넘어서서 우리 사회에 어떤 이슈, 전작권 전환과 같은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려는 감독의 의도가 있었지 않나 싶다.




한 편으로는 감기 바이러스라는 눈으로 보이지도 않는 공포스러운 존재로 인해서 아비규환, 정말 말 그대로 생지옥이 따로 없는 상황을 시체더미를 쌓아 소각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과연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얼마나 끔찍한 상황에 놓일 수 있을것인가에 대해서 마치 미리 목격이라도 한 듯한 느낌이었다. 점점 항생제가 통하지 않는 슈퍼 바이러스의 등장은 증가하는 추세인데 비해서 이를 해결할 기술의 혁신은 생각만큼 진전이 없는 상황에, 교통의 발달로 전 세계 생활권은 점점 좁혀지는데, 그만큼 전염 속도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휴전국가로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5천톤이 넘는 생화학 무기에 대해서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바이다. 때문에 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처리할지에 대해 논의가 있었길 바랄 뿐이다.




우울했던 영화 속 얘기를 잠시 뒤로하고 좀 밝은 얘기를 해볼까? 우선, 구조대원 경엽 역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준 유해진 씨의 연기에 대해서 한 마디 해보자면, 마치 영화 '전우치'에서의 초랭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주연 강지구(장혁 분)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지만, 그 촐랑댐이 초랭이 때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연기가 나빴다는 얘기는 아니니까 오해말도록. 훌륭했다.




군인 출신(?) 국환 역에 마동석 씨의 포스는 대단했다. 더군다나 초반부 인물 소개 자막에서부터 대통령 역의 차인표 씨와 함께 특별출연이라고 나왔었기 때문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아주 훌륭한 연기였다. 상당히 죽여버리고 싶은(?) 연기를 아주 잘 소화해냈다. 진짜 보면서 짜증이 확! 몰려왔다. 그런 캐릭터였으므로.


차인표 씨의 경우 대통령 포스를 유감없이 보여주었지만, 다소 나약한, 대한민국 대통령이기에 어쩔 수 없는 면모도 보여주어서 다소 아쉬운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의 모습. 정말 보기 좋았다. 아쉬웠던 것은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었지 차인표 씨의 연기가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말해둔다. 결국 국민을 위해 대통령이 존재한다는 것,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한 달에 1주일 간 병영체험을 하러 다니는 장혁 씨가 언제 영화까지 찍었는지, 참 바쁘게 살고 계신게 아닌가 싶다. 부럽다. 그런데 이 캐릭터, 조금 특이(?)하다. 구조대원이라는 직업의 특성 상 타인을 구조하는데 몸에 벤건 알겠는데, 자신의 목숨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이 참 얼마나 힘든 일일지,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도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몸서리쳐지는데, 불물 안가리고 뛰어드는게 일부분에서는 다소 납득이 가지 않기도 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몸사리지 않고 구조에 뛰어드는 119 구조대원 분들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어 작게나마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인해 역의 수애 씨는... 정말 예뻤다. 강한 모성애를 가진 의사 역할이었지만 미모는 여전히 빛났다. 그런데, 모든 영화가 그렇듯 주인공이기에 어쩔 수 없는, 도대체 일개 병원의 한 의사가(국가적 재난상태에 비해서 일개라는 것이다.) 어찌하여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타 영화에 비해서는 그나마 그 역할이 제한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개연성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영화 '감기'의 진정한 주인공! 바로 김미르 역의 박민하 양이다. 박찬민 아나운서의 딸로 여기저기 출연하여 돈을 벌어오면 그 덕에 언니들 음악 공부인가? 한다고 들었는데,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도 출연중이지만 그 역할 비중이 미미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본 민하 양이 어지간히 귀여운게 아니었다. 아, 이래서 '딸바보'라는 말이 생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결말이 궁금하다면 위를 눌러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그런데 이게 스포일까? 싶을 정도로 별 내용은 없다. 나름 긴박하게 전개가 결말 부분까지 진행되다가 어느 한 순간에 김이 빠진 모양새다. 하지만 달달한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한 줄 요약, 결말 보다 과정이 재밌는 영화! 왜 '딸바보'가 되는지 알려주는 영화! ㅋㅋ




즐거웠다면, 그걸로 O.K







손가락 꾸욱~!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




반응형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리뷰] 관상  (2) 2013.09.11
[영화/리뷰] 잡스  (0) 2013.08.29
[영화/리뷰] 설국열차  (0) 2013.08.01
[영화/리뷰] 더 테러 라이브  (0) 2013.07.31
[영화/리뷰] 감시자들  (0) 2013.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