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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영화/리뷰]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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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Jobs

우리가 몰랐던, 그의 진짜 이야기



오늘 새벽녘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평소 20분이면 충분히 가던 영화관까지의 버스길이 그 두배인 40분이나 걸리는 바람에 예정된 영화 상영시간에서 10분의 광고 상영을 감안하더라도 본편 상영 이후 10분 정도나 늦게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예고편에서도 얼핏 보았던 것 같고, 영화 스틸컷 정보에도 올라와있는 이 장면이 실제 상영된 장면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5,000달러를 받고 벽돌깨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워즈니악에게는 고작 350달러밖에 주지 않던 장면부터 보았을 때 이후에 이런 장면은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과 달리 다소 실망스러운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대체적인 평이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일수록 본 영화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월터 아이작슨 저 '스티브 잡스' 책을 너무도 감명깊게 읽었던 나로서는 고작 2시간에 불과한, 그래서 엄청난 압축과 생략으로 고 스티브 잡스의 위대한 일대기를 수박 겉핥기식으로밖에 그려낼 수 없었던 이 영화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하늘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전경을 비추는 장면을 자주 비춰졌는데, 하나라도 더 스티브 잡스에 대해 얘기해줘도 모자를 판에 도대체 왜 그런 연출을 보인 것인지 감독의 의도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잡스에 빙의되었다던 애쉬튼 커쳐의 모습에도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뭐가 특별히 더 잘한 연기인지를 도통 모르겠다. 이것은 필시 연출력 문제가 아닌가 싶다. 초점은 애플의 탄생에 맞춰져 있지만 그러면서도 잡스의 인간성을 담아내기 위해서 리사 문제를 끌어들이기 위해 너무 뜬금없는 전개를 하지를 않나, 스티브의 어떤 행위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습만 보여준 채 결과적으로 그 결과에 대해서는 보여주지 않으므로 인해서 당시 어떤 선택을 했으며, 그것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우린 그의 진짜 이야기를 결코 영화를 통해서는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감명받았던 부분 중 하나였던 펩시의 사장 존 스컬리를 영입하면서 했던 설탕물 이야기도 시시하게 존의 입을 통해서 나오게 하는 등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분명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다. 또한 스티브 잡스를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현실왜곡장'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대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었다는 점 또한 많이 아쉬웠다.





그나마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스티브 잡스가 쫓겨났던 애플로부터 다시 복귀해서 디자이너 조너던 아이브를 만나면서 활기찬 모습과 애플을 다시 재건해나가는 모습에서 심장 두근거림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영화는 러닝 타임을 거의 다 소진한 상태였고, 20세기의 위대한 발명품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아이 시리즈에 대해서는 더이상 보여주지 못했다. 만약 이것이 내가 보지 못한 초반 10분에 나왔다면, 매우 애통할 일이나 그렇다 한들 그 위대한 행로를 고작 10분밖에 안 보여줬다면 영화는 도대체 무얼 보여줄 요량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차라리 애플 서립과 쫓겨남, 쫓겨난 뒤의 넥스트와 픽사 성공, 애플로 복귀해서 선 보인 메가 히트 아이x 시리즈. 이렇게 3부로 나눠서 제작, 상영 했다면 훨씬 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겠나 싶다.





끝으로 네이버 블로그 한 편에 남겼던 '스티브 잡스' 책 후기를 붙여넣기 해본다.



'스티브 잡스' 책을 읽다.

 

애플, 픽사 등의 걸출한 기업을 만들고 키워낸 실리콘 밸리의 천재 '스티브 잡스'는 지난 아이폰4S 발표가 있은지 몇 시간 뒤 세상에 사망 소식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믿기 힘든 소식이었지만 그는 이미 '암'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고, 자신이 죽은 뒤에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함부로 써대는 것이 싫어 타임지 기자인 월터 아이작슨을 불러 전기를 쓰도록 한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발간된 이 책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위대했던 그의 인생을 엿보고자 한 권 사들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위대한 모습 뒤에 감춰진 인간 스비즈 잡스의 이야기를.


스티브 잡스는 청소년기 시절 'LSD'라는 환각제를 사용했고, 그때 느꼈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기분에 대해서 훗날에도 지속적으로 얘기할 만큼 강렬하게 남았으며, 또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되려면 이런 것도 해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건 아니라고 바로 잡았다.


스티브 잡스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지향했으며 매우 독선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등 특이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좀 특별한 것일 뿐인 것이다. 라고 그는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그의 성격은 '현실왜곡장'이라는 정말 특별한 것으로 표출되었고,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불가능은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 긍정을 넘어선 어떤 힘(power)이었다.


내용 중에는 잡스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는 게 나오는데, 이것은 우주적 관점에서 봤을 때 짧은 인간의 시간을 얘기한 것이지만 결국 그것이 현실이 되어 좀 안타깝다.


'One more thing'인가...? '그리고 한가지 더'라는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주로 하던 말이라던데 나는 그것은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덕분에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네요 라고 말하던 부분은 매우 크게 와 닿았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꿈을 묻는 일, 그 꿈으로 세상이 또 어떻게 좋아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 얘기가 그래서 참 마음에 들었는데 페이지를 다시 찾지 못해 아쉽다.


스티브 잡스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 했고,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순백색의 미를 추구했다. 이것이 바로 놀라운 맥 컴퓨터들과 아이팟,폰,패드를 탄생시킨 원동력이 된다. 결과적으로 잡스로 인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887페이지나 되는 분량에 압박을 전혀 받지 않고 오히려 가슴 설렘과 두근거림,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어떤 창조적인 에너지까지. 그래서 잡스가 직접 작성한 한가지 더 부분은 하루를 넘겨 보면서 충분한 여운을 날길 수 있게 했다.


이류가 아닌 일류와만 작업하길 원한 스티브 잡스, 그리고 일시적인 것이 아닌 영속하는 회사를 추구한 그의 바람이 과연 애플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회사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 애플은 맥, 아이폰과 같은 혁신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쓴 부분에 나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스티브 발머가 CEO로 있는 한 쇠락의 길을 계속 걸을 것이라는 내용을 읽으며, 팀 쿡이 있는 애플도 같은 처지에 놓이지 않을까 싶다.


그를 시기한 혹은 필요로한 신께서 그를 일찍 그곳으로 데려갔지만, 그가 남긴 훌륭한 유산들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훗날 에디슨 같은 위인으로서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Good bye Jobs.




즐거웠다면, 그걸로 O.K







손가락 꾸욱~!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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