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관상

조선의 운명, 이 얼굴안에 있소이다

관

상

요즘 블로그에 글 자체를 굉장히 뜸하게 올리는 것 같다. 넥서스7 (2013)을 구매한 뒤로 좀 써볼까나 했는데 그놈의 귀찮음이 문제. 그래도 오랜만에 대작 영화를 보고 감상평을 남길 수 있어서 좋다.

주의 : 여느 영화와 같이 내용을 모르고 보면 볼 수록 더 재미있습니다.

영화 내용을 간단히 얘기하자면, 얼굴만 보고도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그려내는 조선 최고의 관상쟁이 김내경(송강호 분)이 수양대군과 김종서 사이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겪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실, 역사라는 것이 이미 행해진 일이고 그 결과에 대해서 누구나 다 알듯이, 결말 부분에 있어서의 권력을 누가 잡는지에 대한 내용은 결코 스포가 될 수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는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므로 그에 대한 내용은 포스트 하단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앞서 주의를 준 바와 같이 본 영화는 모르고 보면 볼 수록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관상 캐스팅이 초호화라는 것외에는 그다지 아는 내용이 없었다. 제목마저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고, 그 내용이 '관상'이라는 제목으로 보아 관상과 관련된 내용이겠거니 짐작했을 뿐, 극중 인물들과의 관계라던가, 누가 누구로 나오는지 조차 모르고 보러갔다. 그랬기에 더 흥미진진하게 본 부분이 있으므로 아직 영화 내용을 제목 밖에 모르고, 더 재밌게 즐기고자 한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는 것을 그만 뒀으면 한다. 다만, 손가락 한 번쯤 꾹 눌러주고 가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은 어떨까?

관상은 캐스팅부터가 초호화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고, 대박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휘황찬란하다.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백윤식을 비롯하여 신예 조정석, 이종석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캐스팅만 놓고 보더라도 이 영화, 결코 망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보통 너무 배우의 스케일에만 치중한 나머지 스토리라던가 연출에 있어서 놓치는 부분이 있을법도 한데, 이 영화는 결코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에 있어서도 역사와 관상을 한데 버무려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영화는 보는 내내 음향 부분에 있어서도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적절한 어울림이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한데 엮어서 글자 그대로 '대박' 영화를 만들어낸 감독의 연출력 또한 대단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한 줄 평을 해보자면, '역사와 관상을 한데 버무린 대박 영화'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제 밑으로, 클릭하면 나오는 추가적인 부분에서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하고자 한다. 스포일러를 보고 싶지 않다면, 결코 눌러서는 안 될 것이다.

※ 관상은 처음, 한 노인이 자신은 목이 잘릴 상이라고 조선 최고의 관상쟁이가 얘기했다며 시작한다. 그리고 이 노인은 끝에 다시 나오는데, 이는 '한명회'라는 자로 역사적으로도 수양대군을 도와서 왕위를 빼앗는데 도움을 주었고, 사후에 갑자사화 때 윤비 사사 사건에 관련되었다 하여 묘지가 파헤쳐 목이 잘리는 부관참시라는 형벌에 처해졌다.

※ 극 초반, 연홍(김혜수 분)의 말에 솔깃하여 내경은 아들 진형(이종석 분) 몰래 한양으로 떠나려고 하였다. 그런데 팽헌(조정석 분)은 이보다 앞서 진형에게 길을 떠나 벼슬길에 오를 것을 일러두었는데, 이것은 후반부 팽헌의 회상씬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한명회의 농간에 당해 두 눈을 잃은 진형에 대한 슬픔을 나타내면서 떠올렸다.

※ 연홍으로부터 속아서 개처럼 일하던 내경은 관가에서 살인사건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고 수양대군 일당으로부터 죽임을 당할 뻔 했는데, 이를 감시하던 김종서 일당의 등장으로 목숨을 건지고 김종서(백윤식 분)를 따라 왕을 만나기에 이른다. 이에 왕은 따로 내경을 찾아 역모를 꾀할만한 관상을 가진자를 찾아달라고 하는데, 수양대군(이정재 분)은 한명회의 지략으로 미리 수를 써서 다른 사람을 내세워 내경으로부터 역모를 꾀하지 않을 관상이라는 안심을 하게 만든다.

※ 왕이 죽고 새로이 왕위에 올라선 어린 세자에게 수양대군을 멀리하라는 간언을 하지만 어린 왕은 이를 믿지 않는다. 수양대군의 어린 왕 제거가 몇 차례 실패하고, 내경은 왕으로부터 직접 수양대군을 치도록 하기 위해 역모의 상을 만들기에 이른다. 연홍을 불러 수양대군의 미간에 역모의 상인 점 3개를 찍게 만들고, 이를 본 어린 왕도 수양대군을 귀양보내려고 한다. 

※ 하지만 한명회의 계략으로 팽헌이 김종서가 진형의 눈을 멀게 했다고 믿게 만들었고, 김종서 일당이 수양대군을 치려던 계획을 모두 수양대군에게 말해준다. 이리하여 수양대군은 김종서를 먼저 치게 되고, 결국 왕권을 장악하여 새로이 왕에 오른다.

※ 왕이 된 수양대군을 따르지 않는다며 끌려가던 진형을 살려달라고 내경이 찾아오고, 우여곡절 끝에 살려주겠다 했지만, 결국 활을 들어 진형을 쏘아 죽이고야 만다. 

※ 이후 팽헌은 자신의 목젖을 끊고 말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내경을 찾아온 한명회는 내경으로부터 목이 잘릴 상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세조와 한명회에 대한 짧은 자막이 나오고, 영화는 세상을 바라보는 내경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즐거웠다면, 그걸로 O.K

손가락 꾸욱~!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